詩·文學 뉴스목록
-
여백/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여 백 얼굴이 잘생긴 사람은 늙어 가는 게 슬프겠지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저녁이면 벗게 되니까 내 손에 주름이 있는 건 길고 긴 내 인생에 훈장이고 마음에 주름이 있는 건 버리지 못한 욕심에 흔적 청춘은 붉은색도 아니고 사랑은 핑크빛도 아니더라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지 그게 인생인거야 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사네 마음에 여백이 없어서 인생을 쫓기듯 그렸네 청춘은 붉은색도 아니고 사랑은 핑크빛도 아니더라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지 그게 인생인거야 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사네 마음에 여백이 없어서 인생을 쫓기듯 그렸네 마지막 남은 나의 인생은 아름답게 피우리라. 14세 가수 정동원이가 인생을 노래한 가사다. 노래를 들으면 한번쯤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된다. 노래말 가사처럼 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내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산 것은 아닌지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
그 날이 오면/그날이 오면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그 날이 오면/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이 시는 심훈이 일제로부터의 민족 해방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격정적ㆍ직설적으로 노래한 저항시다.
-
진달래꽃/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진달래꽃/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이 시는 김소월이 1922년에 쓴 시다. 1925년 발표된 시집 '진달래 꽃'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newsportal21@naver.com
-
개여울/당신은 무슨일로 그리합니까~개여울/김소월(金素月)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이 시는 1922년에 발표된 詩다. 이별의 슬픔과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한 詩다. 시인 김소월(본명 김정식)은 1902년 평안북도 구성에서 태어났다. 1915년 남강 이승훈이 설립한 오산(중)학교에 입학했으나, 3․1운동 이후 오산학교가 문을 닫게 돼 배재학당에 편입해 1923년에 졸업했다. 오산학교에 다닐 때 교사였던 시인 김 억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23년 도쿄상과대학[東京商科大學]에 입학했으나 관동대지진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김동인 등과 함께 영대(靈臺)동인으로 활동했고, 나도향과도 친밀하게 지냈다. 1925년 시집 ‘진달래꽃’(매문사)을 출간했으며, 1934년 32세의 나이로 요절(음독자살)했다. 박경옥 기자 dus5656@naver.com
-
별 헤는 밤/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별 헤는 밤/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작가 윤동주(尹東柱, 1917~1945) 시인. 북간도 출생. 일본 도시샤 대학 영문과에 재학 중 사상범으로 체포돼, 이듬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1941년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 시집(自選詩集)을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사후에 햇빛을 보게 돼, 1948년 유고 30편이 실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간행됐다. 주로 1938~1941년에 쓰인 그의 시에는 불안과 고독과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과 용기로 현실을 돌파하려는 강인한 정신이 표출돼 있다. 작품으로 ‘자화상’(1939), ‘또 다른 고향’(1948) 등이 있다.